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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무한도전 듀엣가요제-오빠밴드와 공영제 제작진에게 길을 보여주다.

일밤의 공포영화제작소(이하 공영제)는 몇주전에 종영된 일밤의 프로그램입니다. 개인적으로 소녀시대의 팬으로서 참 안타까운 일이였습니다. '공포영화제작소'는 한여름을 겨냥한 공포영화 주인공을 소녀시대 멤버중에서 선발하는 과정을 리얼리티쇼로 풀어가려고 했으나 결국은 프로그램이 방황하고 표류하다 결국엔 폐지되어버리는 비운을 맞이했습니다.

시청자들은 왜 공영제를 외면했을까요?

요즘들어 너무 자주 등장하는 소녀시대에 시청자들이 식상해 했을까요? 아니면 프로그램 자체의 결함이였을까요? 

제 짧은 식견으론 공영제는 너무 '소녀시대'라는 등장인물들에게 과도한 포커스를 맞춘것이 문제였던것 같습니다. 영화제작에서 주인공의 비중이 높은것은 사실이지만 어차피 배우도 영화제작이라는 큰 틀안에선 하나의 파트를 담당하는 일부분의 일원입니다.

영화제작에 관한 모든 포커스를 주인공에 맞춘 영화는 당연히 산으로 갈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주연배우만을 일류급 스타만을 써서 관객들을 끌어모으겠다는 얄팍한 계산을 하던 몇년전 영화판의 일부 몰지각한 영화 투기꾼(투자자 아닌)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행태라고 할수 있지요.

영화제작엔 배우만 필요한것이 아닙니다.영화의 바탕이 되는 좋은 시나리오가 있어야 하고 그걸 잘 해석하고 연기자와 스탭을 이끌어갈 좋은 감독이 꼭 필요하지요. 일밤 제작진이 진정으로 영화제작을 하려했다면 적어도 좋은 시나리오 작가와 영화감독을 먼저 섭외하는 과정을 거쳐야했을겁니다.

그리고
 
그들을 전면에 내세워 프로그램의 전문성을 조금더 높였다면 그 결과가 더 좋아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물론 영화제작이라는 전문성과 예능프로그램에 필요한 '재미와 웃음'이라는 부분의 비율을 조절하는것이 쉽지만은 않겠지요. 그렇지만 공영제 제작진은 '영화제작' 이라는 커다란 부분에서 연기자인 소녀시대 멤버들의 사랑스러움에 기대어 그녀들에게 영화배우로서 필요치 않을 요상한 담력테스트나 게임하는모습을 요구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식상함만을 전달했을 뿐이지요. 그건 소녀시대에게도 일밤에게도 결코 좋은 선택은 아니였고 너무 안일한 기획이 아니였나 판단됩니다.

공영제 안에서도 후반에 영화배우 이범수의 출연으로 연기자들이 갖춰야할 연기력 향상에 대해 원포인트 레슨을 했던 부분들은 나름 평가할만한 가치가 있었던 꼭지들이였습니다. 하지만 공영제의 미덕은 거기까지였던것 같습니다.

지난 토요일 '무한도전-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는 음악앨범 제작이라는 과정을 그리면서 그 전문성과 재미라는 두마리 토끼를 다 잡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무한도전 제작진들은  멤버들에게 유명 뮤지션들과 작곡,작사자들을 작업파트너로 삼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비교적 소상하게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작곡이 되고 작사가 되고 믹싱되는 모습들 말이지요. 거기에 훌륭하게 가요제를 치르는 모습을 1,2부로 나뉘어진 세시간여 동안 적절한 템포조절까지 해가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앨범제작과 영화제작을 단순비교하기는 힘들겁니다. 그 덩어리 자체가 비교하기 힘들정도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중문화 작품 제작이라는 프로세스를 예능프로그램에 접목해서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무한도전은 공영소 전 제작진에게 좋은 귀감이 될것입니다.

이미 폐지된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그 제작진은 방송국에 남아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할것으로 예상됩니다.그들은 차후에라도 어떤 직업군에 대한 묘사나 대중문화작품의 제작현장을 담아야 될 꼭지를 맡아야 할지도 모를일입니다. 그때가 되면 아마 공영제의 제작에 참여했던 스탭들에겐 이번 무한도전의 듀엣가요제는 좋은 롤모델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무조건 베끼라는것이 아니라 그 접근방식,표현방식,전달방식을 참고하라는 것이지요.

이 말은 지금 일밤에서 방영중인 '오빠밴드' 제작진에게도 그대로 전하고 싶은 부분이기도 합니다 . 현재 오빠밴드는 밴드라는 전문성과 웃음이라는 그 간극을 잘 지키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너무 재미와 웃음이라는 부분에 치우치며  게임에 치중한다던지 음악외적인 부분을 너무 과도하게 보여주게 된다면 또다시 공영제와 같은 실패의 전철을 밝게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오빠밴드의 시청자로서 오빠밴드의 선전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