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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남자이야기--모든 시청자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드라마를 갖게된다

지난해 '그들이 사는 세상'이후로 특별방영된 '은사시나무'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꼭 봐야겠다 할만한
드라마를 만나지 못했다. 몇몇 흥미가 이는 드라마가 있긴 했지만 내 호기심을 끝까지 만족시킬만한
드라마는 없었다.

난 드라마를 좋아한다. 하지만 시간에 쫓겨 날림으로  만들어진 듯한 드라마는 별로다. 극본,연출,연기의 3박자가 맞춰진 드라마가 난 좋다.  작년과 올해 들어 그 기준에 맞는 드라마는 '그들이 사는 세상'이 유일하다.  4월 6일부터 송지나 작가의 '남자이야기'가 방영이 됐다. 일단 작가에 대한 믿음은 가질만하다. 날림으로 작품을 써되는 막장 드라마 작가들과는 확실히 구분이 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가수로만 살아도 편하게 돈을 벌수있을 것을 연기가 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일본활동을 접은 '박용하'의 용기도 가상스럽다. '온에어'에서의 연기도,영화 '작전'에서의 연기도 흥미롭게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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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남이 쓸고간 월,화 밤 시간대에 후속작으로 들어왔지만 시청률은 형편없었나보다. 당연하다 싶다.
꽃남의 마케팅 타겟군과 '남자이야기'의 마케팅 타겟군은 엄연히 다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남자이야기'는 큰 흥행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시청자들은 경제 한파로 인해 생각을 많이 하는 골치아픈 드라마엔 눈을 두지 않으려 한다. 그건 '그들이 사는 세상'이 거쳐간 길이기도 하다.
그들이 사는 세상의 시청률 부진 왜그럴까? <--바로가기

지금까지 1,2회로 보건데 제법 재미있는 드라마가 될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젊지만 주연진들의 연기력도 제법 믿음이 간다(다만 박시연의 연기가 약간 걱정되기는 한다.). 특히 2회 김강우의 룸살롱 씬에서의 연기는 엄지손가락을 들어줄만할 정도로 짜릿했다.

지금 한국드라마는 잘 만들어진 미국드라마와 이보다 더 추할수 없는 한국식 막장 드라마 사이에 놓여있는 샌드위치 신세다.수십명이 달라붙어 작업하는 미국식 시나리오 작업을 한국에서 쫓아할수는 없을터이다. 하지만 그런 여건속에서나마 좋은 작가와 제작진이 좋은 작품을 펼쳐낸다 해도 미드에  중독된 시청자들과 좋은 작품을 골치 아파 하며 말도 안되는, 아내의 복수극과 꽃미남,꽃미녀가 나와 개연성 없는 영상을 뮤직비디오식으로 나열하는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는 시청자들이 대부분이라 외면받을게 거의 명확하다.

KBS는 분명 꽃보다 남자로 수십억원의 광고 수입을 거뒀다. 주요 출연자 4명의 광고출연 수익만 100억이라고 하니 분명 히트는 히트다. 하지만 몇 편 살펴본 바로는 '꽃보다 남자'는 분명 내 기준으로는 좋은 드라마랄수 없을것 같았다. 개연성이 뛰어난것도,배우들의 불꽃같은 연기혼도(물론 촬영하며 고생하지 않았다는것은 아니다) 찿아볼수 없이 다만 시청자들의 눈요기만을 위한 뮤직비디오에 지나지 않는 영상물같다는 느낌만을 받았다. 여성들의 판타지를 만족시키는 로맨스 소설의 영상화 그 이상,그 이하도 아닌듯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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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작품을 보면서 느꼈을 시청자들의 행복감이나 공감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냉정히 살펴보자. 과연 꽃남에 개연성 있는 극의 전개가 얼마만큼 차지하고 있었는지.....좋은 드라마를 구분하는 기준은 개개인마다 다 다를것이다. 나의 기준으로 '꽃보다 남자'를 예단하는것이 실수일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라면 최소한 갖춰야할 극본의 완성도가 '꽃보다 남자'엔 보이지 않았다.

드라마로 일으켰던 한류의 바람도 한풀 꺾였다. 그 이유가 배우들의 연기력에 기인한다고 보지 않는다. 비슷한것들만을 쫓아 만든 까닭이다. 유명 배우만을 출연시키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떨어뜨린 까닭이다.작가주의라는 말은 어디론가 실종되고 시청률만을 쫓다보니 많은 드라마들의 완성도는 계속해서 떨어져만 갔다.

그들이 사는 세상이 흥행에 실패했을때 나는 한번더 여실히 느꼈다. 드라마를 잘 만들어봤자 드라마가 하고자 하는 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 시청자들이 대부분이라는것을....드라마에서 풍겨나오는 향기를
맡아줄 사람이 없다면 그 향기는 무의미하다는것을...우리나라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그 향기를 맡지 못하는 축농증을 앓고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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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유혹이나 꽃보다 남자와 같은 드라마 장기집권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마냥 신나고 마냥  재미있게 드라마를 시청할수 있을까? 글쎄...........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Alexis de Tocqueville(알렉시스 드 토크빌)
이 말을 이렇게 바꿔보고 싶다.

'모든 시청자는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드라마를 갖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