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2009외인구단은 거스 히딩크 때문에 망한게 아닐까?
미손
2009. 6. 22. 16:42
거스 히딩크가 누군지 모르시는 분은 아마 거의 없으리라 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으로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이라는 전인미답의
경지로 이끈 명감독이다.
그런 그가 드라마 2009 외인구단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나는 축구 전문가도 그렇다고 야구 전문가도
아닌 그냥 평범한 팬이다. 국가대표 경기는 빼먹지 않고 보고 K리그에서 상무가 돌풍을 일으키는 정도만 알고 있는,그리고 현재 프로야구 팀 순위와 요즘들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끼리 충돌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 딱 그정도 수준의 축구,야구 팬이다.
그런 내가 보더라도 이현세 원작의 외인구단을 2009년에 각색해서 드라마로 올린다는 소문을 듣고 갸우뚱해지는 부분이 생겼다. 흠..그 무인도 지옥훈련을 어떻게 표현할것이며 그 표현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그리고 까치와 엄지의 그 지고지순한 사랑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것인지 그런것들이 궁금해졌다.
그런 감정선들과 배경을 잘 버무렸으면 아날로그 감성을 잘 드러내며 막판 스퍼트를 보여줬던 '그저 바라 보다가'의 야구판으로 인정받을수 있었던 이작품은 결국엔 시청자,그리고 우군인 방송국에게까지 처절하게 버림받으며 완결도 시키지 못한채 이상하게 종영이 되고 말았다.
얘기를 처음으로 되돌려보자. 예전엔 우리나라 축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종목이 해외에 나가서 경기를 하게 되면 가장 강조되는것이 정신력과 투지였다. 왜냐하면 백인종과 흑인종 사이에서 신체적인 열세를 만회할수 있는것이 우리에겐 체력도 아니고 오로지 정신력밖에 없었던 것이다.
체격과 체력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개선시킬 방법을 잘 몰랐던듯 하다. 아니면 외면했었던 것인줄도 모른다. 축구계에선 축구 해설가 신문선이 줄곧 디딤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외국의 사례를 이것 저것 들며 개선해야 된다 목소리를 높였지만 후진국적인 축구행정에서 그런 스포츠 과학을 앞세운 주문은 그냥 공염불에 불과했다.
그러다 극적인 반전의 계기가 된것이 한,일 월드컵이였다. 아시아라는 우물안에서 대장노릇만 하던 실력(그것도 중동국가를 만나면 고전하고 패하기 일쑤인)으로는 전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할 처지에 놓였던 높으신 양반들도 탁상행정과 밥그릇챙기기만을 할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선수를 수입할수 없는 노릇이니 그럼 감독이라도 명장을 데려와 선수들을 조련해야만 했다. 다른답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였다. 그렇게 한국 축구를 책임지라고 떠맡겨졌던 이가 바로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였다.
그는 부임해오자마자 한국 축구계의 고질적인 선수들간의 상,하 위계질서 파괴,연줄로 뽑던 선수 수급방식 파괴,체계적인 체력훈련과 스포츠 과학을 접목한 전략,전술 훈련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그런 방식에 처음엔 어리둥절하며 적응을 잘 못하는 모습을 보이다 어느 순간부터 체계적이며 실리적이고 실력 최우선 주의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조련방법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런 그의 훈련방식들은 월드컵대회 중에도 월드컵이 끝난 한참 후에까지 사회 여러방면에서 회자되었다.
항상 정신력과 투지 그리고 실속없이 빠르기만을 강조하던 한국 축구에 지각변동이 일어남과 동시에 모든 스포츠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몇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순간이였다. 스포츠는 무조건 열심히만 뛰어서는 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초등학생들까지 알아챈것이다. 무대포식 훈련보다는 선수 개개인에게 맞는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을 해야만 최대의 성과를 이룰수 있다는 걸 전 국민이 다 알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조가 계속해서 흘러 7년이 지난 지금 어떤 드라마에서 무인도 지옥훈련을 한 야구팀이 한국 프로야구를 재패한다는 스토리로 작품을 진행한다는 소문을 접한 시청자들은 좀 뜨악했을 터이다. 그 중간에 우린 한일 월드컵의 기억뿐 아니라 올림픽 우승 WBC 준우승이라는 야구에 대한 좋았던 기억과 야구를 바라보는 시각도 업그레이드 되는 사건도 겪었다. 아가씨들이 친구들끼리 야구장을 찾고 선수들 이름과 야구 룰에 대해 줄줄 꿰차고 있는 그런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는 추억속의 엄지와 까치는 그냥 추억속에 잠들어 있었을때가 아름답고 좋았을 것이다. 빛바랜 사진은 그냥 바라만 보는것이 좋은 것이지 거기다 색깔 집어넣고 보정한다고 더 아름다워지지 않는다.
진정 제작진에서 공포의 외인구단을 각색해서 2009 외인구단을 성공으로 이끄려 했다면 조금 더 치열하게 현재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을 쫓아다니며 야구에 대해서 열심히 취재를 했어야 했다. 20년전의 감수성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감수성의 공통분모를 찾고 거기에서부터 그 공통된 감수성의 넓이를 넓혀나가는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 간극을 전혀 좁히지 못했고 괴리감만 키웠던 것으로 보인다.
윤태영,김민정을 비롯한 주,조연들의 연기력은 그들의 지난 전작들에서 어느정도 시청자들과 관객들에게 인정된바 있다. 그럼 그들이 뛰어놀수 있는 제대로된 환경,배경,세계관을 제작진에서 마련해 줬어야 했다. 2009 외인구단의 실패는 기획과 취재 그리고 허술한 각본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듯 하다.
제작진에게 영화 '메이저리그','내추럴','리멤버 타이탄','애니 기븐 선데이','으랏차차 스모부','워터보이즈(드라마,영화),'우생순'의 시청을 권해본다. 늦었다고? 장사 하루 이틀 하고 접을게 아니지 않나? 차기작,차차기작에서도 이런식으로 작품에 접근한다면 정말 안되기에 하는 말이다.
ps....제목에서 거스 히딩크를 거론한 이유는 우리나라 스포츠계가 과학적,체계적으로 업그레이드 되는것을 비유적이고 대표성을 띄게 하기 위해서 가져다 붙힌것이니 시비나 태클 걸지 마시길...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으로 대한민국을 월드컵 4강이라는 전인미답의
경지로 이끈 명감독이다.
그런 그가 드라마 2009 외인구단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나는 축구 전문가도 그렇다고 야구 전문가도
아닌 그냥 평범한 팬이다. 국가대표 경기는 빼먹지 않고 보고 K리그에서 상무가 돌풍을 일으키는 정도만 알고 있는,그리고 현재 프로야구 팀 순위와 요즘들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끼리 충돌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는 딱 그정도 수준의 축구,야구 팬이다.
그런 내가 보더라도 이현세 원작의 외인구단을 2009년에 각색해서 드라마로 올린다는 소문을 듣고 갸우뚱해지는 부분이 생겼다. 흠..그 무인도 지옥훈련을 어떻게 표현할것이며 그 표현을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그리고 까치와 엄지의 그 지고지순한 사랑을 현대적으로 어떻게 표현할것인지 그런것들이 궁금해졌다.
그런 감정선들과 배경을 잘 버무렸으면 아날로그 감성을 잘 드러내며 막판 스퍼트를 보여줬던 '그저 바라 보다가'의 야구판으로 인정받을수 있었던 이작품은 결국엔 시청자,그리고 우군인 방송국에게까지 처절하게 버림받으며 완결도 시키지 못한채 이상하게 종영이 되고 말았다.
얘기를 처음으로 되돌려보자. 예전엔 우리나라 축구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종목이 해외에 나가서 경기를 하게 되면 가장 강조되는것이 정신력과 투지였다. 왜냐하면 백인종과 흑인종 사이에서 신체적인 열세를 만회할수 있는것이 우리에겐 체력도 아니고 오로지 정신력밖에 없었던 것이다.
체격과 체력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개선시킬 방법을 잘 몰랐던듯 하다. 아니면 외면했었던 것인줄도 모른다. 축구계에선 축구 해설가 신문선이 줄곧 디딤발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외국의 사례를 이것 저것 들며 개선해야 된다 목소리를 높였지만 후진국적인 축구행정에서 그런 스포츠 과학을 앞세운 주문은 그냥 공염불에 불과했다.
그러다 극적인 반전의 계기가 된것이 한,일 월드컵이였다. 아시아라는 우물안에서 대장노릇만 하던 실력(그것도 중동국가를 만나면 고전하고 패하기 일쑤인)으로는 전세계적으로 망신을 당할 처지에 놓였던 높으신 양반들도 탁상행정과 밥그릇챙기기만을 할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선수를 수입할수 없는 노릇이니 그럼 감독이라도 명장을 데려와 선수들을 조련해야만 했다. 다른답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였다. 그렇게 한국 축구를 책임지라고 떠맡겨졌던 이가 바로 네덜란드 출신 거스 히딩크 였다.
그는 부임해오자마자 한국 축구계의 고질적인 선수들간의 상,하 위계질서 파괴,연줄로 뽑던 선수 수급방식 파괴,체계적인 체력훈련과 스포츠 과학을 접목한 전략,전술 훈련을 펼쳐나가기 시작했다. 선수들은 그런 방식에 처음엔 어리둥절하며 적응을 잘 못하는 모습을 보이다 어느 순간부터 체계적이며 실리적이고 실력 최우선 주의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조련방법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런 그의 훈련방식들은 월드컵대회 중에도 월드컵이 끝난 한참 후에까지 사회 여러방면에서 회자되었다.
항상 정신력과 투지 그리고 실속없이 빠르기만을 강조하던 한국 축구에 지각변동이 일어남과 동시에 모든 스포츠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 몇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순간이였다. 스포츠는 무조건 열심히만 뛰어서는 되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초등학생들까지 알아챈것이다. 무대포식 훈련보다는 선수 개개인에게 맞는 체력훈련과 기술훈련을 해야만 최대의 성과를 이룰수 있다는 걸 전 국민이 다 알아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기조가 계속해서 흘러 7년이 지난 지금 어떤 드라마에서 무인도 지옥훈련을 한 야구팀이 한국 프로야구를 재패한다는 스토리로 작품을 진행한다는 소문을 접한 시청자들은 좀 뜨악했을 터이다. 그 중간에 우린 한일 월드컵의 기억뿐 아니라 올림픽 우승 WBC 준우승이라는 야구에 대한 좋았던 기억과 야구를 바라보는 시각도 업그레이드 되는 사건도 겪었다. 아가씨들이 친구들끼리 야구장을 찾고 선수들 이름과 야구 룰에 대해 줄줄 꿰차고 있는 그런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서는 추억속의 엄지와 까치는 그냥 추억속에 잠들어 있었을때가 아름답고 좋았을 것이다. 빛바랜 사진은 그냥 바라만 보는것이 좋은 것이지 거기다 색깔 집어넣고 보정한다고 더 아름다워지지 않는다.
진정 제작진에서 공포의 외인구단을 각색해서 2009 외인구단을 성공으로 이끄려 했다면 조금 더 치열하게 현재 국내 프로야구 구단들을 쫓아다니며 야구에 대해서 열심히 취재를 했어야 했다. 20년전의 감수성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감수성의 공통분모를 찾고 거기에서부터 그 공통된 감수성의 넓이를 넓혀나가는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그 간극을 전혀 좁히지 못했고 괴리감만 키웠던 것으로 보인다.
윤태영,김민정을 비롯한 주,조연들의 연기력은 그들의 지난 전작들에서 어느정도 시청자들과 관객들에게 인정된바 있다. 그럼 그들이 뛰어놀수 있는 제대로된 환경,배경,세계관을 제작진에서 마련해 줬어야 했다. 2009 외인구단의 실패는 기획과 취재 그리고 허술한 각본에서부터 시작했다고 봐도 무방할듯 하다.
제작진에게 영화 '메이저리그','내추럴','리멤버 타이탄','애니 기븐 선데이','으랏차차 스모부','워터보이즈(드라마,영화),'우생순'의 시청을 권해본다. 늦었다고? 장사 하루 이틀 하고 접을게 아니지 않나? 차기작,차차기작에서도 이런식으로 작품에 접근한다면 정말 안되기에 하는 말이다.
ps....제목에서 거스 히딩크를 거론한 이유는 우리나라 스포츠계가 과학적,체계적으로 업그레이드 되는것을 비유적이고 대표성을 띄게 하기 위해서 가져다 붙힌것이니 시비나 태클 걸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