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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더하기--28년차 개그맨 최양락의 저력
미손
2009. 3. 25. 02:09
한동안 공중파 예능프로그램 방송환경이 그의 웃음 코드와 맞지 않아서 꽤 오랜시간 TV에서 그의 모습을 볼수 없었다. 우리가 그의 곁을 떠난적은 있지만 그는 우리를 떠난적이 없다. 라디오를 통해서 만큼은 그는 현역과 같은 방송감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아줌마들의 활약에 고무된 방송가에서 '그럼 아저씨들은 어떨까?'하는 호기심에 단발성 이벤트로 기획된 컴백 무대에서 대박이 터졌다.
일각에선 최양락 신드롬이 벌써 생명이 다한듯했다고도 하고 거품이였다는 말들도 하는것 같다.
하지만 오늘 상상더하기에서의 그의 모습은 몰락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한번의 우연한 방송(야심만만 시즌2) 출연으로 갑자기 치솟은 인기로 인해 예능 토크쇼의
가장 핫한 게스트로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게스트뿐만 아니라 자신의 컴백한
프로그램에선 당당히 MC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주 상상더하기에서 그의 활약은 다른 여타 게스트들을 압도하고 남았다. 일본에서 독한 예능을
견디고 온 윤손하와 예능 MC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는 남희석은 최양락을 보조하러 나온 존재들이였다. 그의 등장을 단기간에 펼쳐질 이벤트로만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번 상상더하기에서 그의 입담
내공이 그렇게 금방 사그러들 그런 성질의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개편후 상상더하기에서 아기MC라는 별명의 박재정의 엉뚱한 설정개그를 재미있게 보고 있던 차인데
오늘은 박재정이 감히(?) 나설만한 자리가 아니였다. 신정환,탁재훈도 굳이 MC를 볼 필요가 없었던
듯 싶다. 그만큼 한번 터진 최양락의 입담은 이날 MC들을 무대위에 올라간 방청객 수준으로 만들었다. 프로그램 후반부엔 거의 그의 독무대였다.
최양락에게 인생과 개그 모든 것의 선배인 천재 전유성과의 인연과 일화들은 파도 파도 끝이 없는 웃음소재의 보고와 같았다. 다른 방송에서도 그와 얽힌 일들을 얘기하기도 했지만 중복되는 내용은 별로 없이 거의 모든게 새로운 에피소들이였고 웃음의 강도는 어느정도 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하고 있었다.
거기다 오랜 방송경험들로 쌓아놨던 얘깃거리들도 풀어도 풀어도 끝이 없는 실타래처럼 계속해서
뽑혀져 나왔다.
최양락이 진행자로 있는 방송을 시청하고 있지 않아서 진행자로서의 그의 능력을 판단할수는
없지만 게스트로서의 그의 능력은 상상더하기에서 2회차 방송을 할애할만큼 철철 넘쳐보인다.
하긴 28년의 관록과 경험이 하루아침에 사라질리 만무하다. 방송관계자들도 오랜만에 등장한
이 중고 예능 신인(?)의 능력을 한꺼번에 모두 빼 먹을 생각하지 말고 잘 관리 해줬으면 싶다.
다음주는 그가 얼마나 날 웃겨줄런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