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남자이야기--역시 송지나...모래시계의 변주일까??

미손 2009. 4. 14. 02:04
역시 좋은 드라마는 두근두근거리게 하는 힘이 있다.
극의 전개가 그렇고, 캐릭터의 힘이 그렇고,귀에 콱 박히는 대사가 그렇다.

채도우가  주식으로  '벽제원'을 흔들어 땅을 빼앗는 과정은 흡사 얼마전에 본 '작전'을 연상시키긴
했지만 꽤나 깔끔한 방식이여서 마음에 들었다. 미니시리즈를 처음 만들어본 감독인듯 싶지만 감독의
역량도 눈에 띄게 도드라진다. 화면의 때깔과 구도만 봐도 적어도 드라마를 막 만드는 감독은 아닌듯 해서 믿음이 간다

송지나는 글을 풀어먹고 사는 작가이면서도 확실히 다양한 경험들 - 추적60분,인간시대,별이빛나는 밤에 작가-을 많이 한 사람답게 사회를 보는 시각이나 사람을 보는 시각이 남다른것 같다.

지난주까지 두편만을 보고는 확신할수 없었지만 3회를 본 지금 확실히 연출,극본,연기의 삼박자가 제대로 맞는 작품임을 확신할수 있을것 같다. 주,조연의 연기 앙상블도 내가 보기엔 좋아보이고 앞으로 더 좋아질듯 싶다.

모래시계는 격동의 현대사에서 망가져 가는 남녀간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말했다. 남자이야기는 인터넷과 주식,언론과 배금주의에 철저하게 물든 세상속에서 그런것들의 힘을 천재적인 두뇌로 이용하는 자(채도우)에게 돈을 빼앗긴 남자(김신)이 세상에 대한(명확한 대상은 채도우겠지만)복수를 말하고 있다.

                  

모래시계와 마찬가지로 뒤가 구린 사업체와 사업가,
그를 뒤에서 보필하는 말 없는 보디가드,
그에게 상처받은 남자 주인공,
그를 뒤에서 보호해주는 조직폭력배 두목,
그들이 어우러져 복수이야기를 만들어가는게...남자이야기다......

모래시계는 확실히 엄청난 작품이였던 듯 싶다.더불어 인간시장,여명의 눈동자 들도 정말 좋은 작품이였다. 작가의 근,현대사 안에서 굵직굵직한 사건 사고들을 자연스럽게 작품의 배경에 녹여내는 실력엔 혀가 내둘러진다. 남자이야기는 송지나 작가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를 변주하는 또 다른 작품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건 구태의연한 자기복제가 아닐듯 싶다. 그런 변주라면 언제든지 쌍수벌려 환영이다.
미네르바를 연상시키는 마징가헌터의 등장과 같은시의적절함에
피해자인 벽제원 사장이 가해자인 채도우의 손을 잡고 고마움에 머리를 조아리는 
이 지랄맞은 현실 세계를 그리는 작품...
월,화요일밤은 이제 닥본사다.......이 얼마만의 드라마 홀릭의 예감이던가.....

ps 드라마 엔딩곡 제목이 뭔지...............궁금하다......귀에 착착 감긴다...
윤도현을 쫓아낸 KBS가 아니라 PD수첩의 MBC가 방영했다면 더 좋았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