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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오빠밴드-일밤을 살릴수 있을까?

오빠밴드의 시청률이 5%도 되지 않는다는 뉴스를 보게됐습니다.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일밤은  언제쯤 본 궤도에 올라서 예전의 명성을 찾게 될까요?

지난 일요일 오빠밴드는 탁재훈과 유영석의 활약으로 너무나 재미있고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습니다. 오빠밴드는 유영석과 정모라는 걸출한 음악인이 뒤에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밴드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탁재훈,신동엽의 예능감으로 재미까지 선사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유명 아이돌 그룹인 슈퍼주니어의 멤버 성민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밴드라는 모임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씩 꿈꿔왔던 그런 공동체지요.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에서 꿈을 잃어버린 중년남들이 다시 삶에 대한 도전과 꿈을 되찾게되는 것처럼 오빠밴드도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본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는듯 합니다.
 

예전의 상상플러스에선 탁재훈의 한마디,한마디가 유행어로 등극하며 까칠하면서도 재치넘치는 그의 매력에 시청자들이 엄청난 호응을 해주기도 했었습니다. 탁재훈은 연예대상 수상 이후로 대상후유증를 심하게 겪으며 침체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프로그램들은 얼마가지 않아 막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안방같았던 상상플러스에서마저 시청률 하락과 잦은 포멧변경으로 속앓이를 해야만 했지요.  일밤에서도 '대망'이라는 코너에 참여했다가 조기에 간판을 내려야 되는 운명에 처했었습니다.

그런 그가 오빠밴드에서 박자감각 없는 드러머 '아동탁' 캐릭터를 맡아 부활하려는 조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자치가 드럼을 맡는, 어떻게 보면 엉뚱한 멤버 구성을 보이긴 하지만 실은 탁재훈은 드럼만 빼고 뭐든지 다 잘하는 만능재주꾼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특히 로케이션으로 촬영을 나가서 스케쥴이 꼬이는 통에 멤버들과 함께 라면을 끓여먹을때 나왔던 말도안되는 라틴어 스캣을 부르고 봉춤을 췄을때 웃다가 의자에서 굴러떨어질뻔 했습니다.

원래부터 가창능력이 있는 탁재훈이지만 그렇게 열정적인 즉흥곡을 맘놓고 부를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정모와 유영석이 기가막힌 즉흥 기타연주곡을 배경으로 깔아줬기 때문에 가능할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음악적 전문성이 웃음과 같이 절묘하게 묘사한 장면이였지요.

오빠밴드는 바로 직전의 '소녀시대 공포영화 제작소'와는 달리 2주에 한 명씩 새로운 보컬의 출현으로 신선함을 주고 있습니다. 영화제작처럼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걸리는 형식이 아니라 2주마다 공연을 펼치며 바로바로 실력의 향상이나 팀원간의 팀웍을 확인할수 있다는 점에서 호흡은 빨라지고 지루한 감은 덜어냈습니다.

지금 일밤은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1박2일',일요일이 좋다의 '골드미스 다이어리'와 '패밀리가 떴다'와 경쟁에서 한참 떨어져버린 형국입니다. 매주마다 포멧의 변경이 쉬운 '남자의 자격'과 국내의 유명 관광지를 돌아다니며 수많은 형태의 다양한 게임과 내기등으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1박 2일'에 비해 오빠밴드는 밴드라는 전문성도 키워야 하고 그 와중에 웃음도 유발해야 하는 2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지난주에 행했던 오빠밴드의 가족들을 위한 흐뭇했던 작은 공연과 지난주 탁재훈,유영석이 특유의 웃음코드로 커다란 웃음을 유발하는 모습들이 계속해서 적절히 섞인다면 멀지 않아서 좋은 결과가 나타나리라 예상합니다. 2중고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은 바꿔 생각해서 그것들을 극복하게 되면 오빠밴드가 대성공하게 되는 요인이 될수도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방송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이 일천하던 어떤 모임이 시간이 지날수록 내공이 쌓여가며 성장하는 모습은 보는이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오빠밴드는 그런 성장기를 흥미롭고 정겹게 그리는 프로그램이 될것 같습니다. 이대로 조금만 더 지금과 같은 행보를 보여준다면 집나갔던 시청률도 조금씩 돌아오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 일밤 시청률은 어차피 바닥입니다. 바닥을 다진다는 생각으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코너 하나하나에 집중력을 보여야 합니다. 더이상 포멧변경은 일밤에 도움이 되지 않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