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대한민국 대박드라마 흥행공식 A.B.C

1.절대로 내용이 복잡한 쟝르 드라마를 고집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시청자들은 절대로 쟝르 드라마를 인정치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하우스','CSI','24'와 같은 드라마가 제작된다고 해도 우리 시청자들은 그 드라마들을 많이 봐주지 않을겁니다. 물론 미드를 많이 봐온 세대들에겐 해당되지 않겠지만 현재 대한민국 공중파 시청률을 좌우하는 세대와 특정 시청층은 하우스의 괴팍함을 이해할만한 아량도 없을 뿐더러 '24'에서 정신없이 바뀌는 선악의 대립과 선과 선측에 있는 등장인물들까지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는 구조를 이해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지요. 그냥 좋은놈은 끝까지 좋은놈, 나쁜놈은 끝까지 나쁜놈이여야지 이게 극흐름에 따라서 자꾸 바뀐다던지 고뇌에 찬 행동을 하게되면 캐릭터에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탄받기 쉽습니다.

2.특히 사회비판적인 내용의 드라마는 절대로 피해야 할 쟝르입니다.
송지나 작가가 현 대한민국 사회를 비판한 '남자이야기'같은 경우엔 시청자들에게 완벽하게 외면당한 매니아들만의 드라마가 되었지요. 물론 90년대에 통하던 '모래시계'류의 감성과 스토리텔링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잡아둘만한 요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단점은 있으나 현세태를 비교적 정확하고 날카롭게 비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드라마였지만 이 역시도 달달하고 재미있는 드라마만을 원하는 상당수의 시청자들에게 버림받은 작품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골치아픈 시국에 골치아픈 드라마는 보기 싫다는 의견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치풍자가 주요소재이기도 했던 드라마 '시티홀'같은 경우에도 주인공들의 본격적인 로맨스가 시작된 중반 후반 부분부터 시청률이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3.신데렐라,캔디 이야기를 비튼 보편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드라마를 만드세요.
'내조의 여왕','꽃보다 남자','찬란한 유산' 등을 관통하는 인물이 바로 신데렐라 입니다.주인공이 능력있고 돈 많은 누군가(까칠남)와 연결되지 않으면 이야기가 진행이 되지 않는 구조라는것이 이들 드라마의 공통적인 사항입니다. 이 드라마들의 여자 주인공들 성격은 대체적으로 의존적이지 않고 독립적이긴 하지만 결국엔 돈많은 누군가와 만나서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종단엔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2세에서 15세 정도의 이해능력을 가진 이들이 시청한다해도 전혀 어려울것 없는 스토리를 가져야 한다는것도 공통점입니다. 보편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점으로 보면 인물들간의 관계가 굉장히 난잡할수도 있는 '그레이 아나토미' 같은 경우엔 외과의사들이 갖고있는 이런저런 상황들을 빗대어 인생에 관해서 논하는 메러디스의 독백이 극 초반과 말미에 삽입됩니다. 그 내용은 이 드라마가 가진 난잡함을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을 정도로 굉장히 철학적이면서도 생각할 여지가 많은 꺼리를 던져줍니다. 

이 드라마에는 꽤 야한 설정들이 많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그런것만으로 성인들이 즐길만한 드라마라고 규정할수 없습니다. 인물들간의 갈등과 해소등을 재치있으면서도 가볍지 않게 표현함으로써 어른들의 동감을 이끌어낸다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시즌제가 정착된 미국 드라마에서 시즌이 거듭될수록 쌓여가는 두터워져가는 캐릭터와 에피소들을 16부 20부로 끝나는 한국드라마와 직접 비교한다는건 어폐가 있는 일이긴 할것입니다.

한국 드라마에서도 그런 시도가 있었습니다. 지금 방영중인 '트리플'같은 경우엔 주인공 하루의 입을 통해서 피겨스케이팅의 이런저런 점들을 이야기하며 사랑이나 인생에 관해서 토로하고 있지만 보통의 시청자들에겐 이 드라마는 피겨 여왕 김연아를 팔아먹는 못된 드라마, 의붓남매간의 금지된 사랑을 하고 있는 드라마로 이미 주홍글씨가 새겨진 상태이기 때문에 시청률을 회복하기는 어려울듯 싶습니다.(그리고 이 드라마는 한국에서 금기시되는 의붓남매간의 사랑을 표현함에 있어서 연출과 대본의 미숙함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다고 봅니다.)
 
예전에 '그들이 사는 세상' 같은 경우에도 남녀 주인공의 번갈아가며 행했던 독백으로 '그레이 아나토미'의 그레이의 독백과 같은 효과를 내려고 했지만 이 드라마 역시도 많은 시청자들에게 개풀뜯어먹는 드라마로 낙인찍혀 흥행에선 참패를 하고 말았습니다.

제가 시청한 드라마들중 주인공이 인생과 사랑에 대한 독백을 말했던 드라마로 가장 흥행성적이 뛰어났던 작품은 '내 이름은 김삼순'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연애시대'도 좋은 평가를 받았었지요.  이 두 작품들은 독백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선덕여왕'같은 경우에도 재투성이 아가씨 신데렐라가 화려하게 궁중으로 입성하게 되는 스토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조만간 덕만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며 남자같던 덕만의 화려한 궁중생활이 펼쳐지겠죠.  이 이야기도 예전 드라마 주몽에서 천덕꾸러기 주몽이 점차 군주의 모습을 갖춰가는 일종의 성장 드라마의 변주라고 할수 있을겁니다.                                    다만 짧은 동화책에선 신데렐라가 겪는 고난들이  쟝르 특성상 그 호흡이 굉장히 짧게 표현되고 그 신분상승 역시 급속하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선덕여왕'과 '주몽'은 50부가 넘는 대하사극이기 때문에 그런 과정들을 비교적 소상하게 보여주며 호흡을 길게 가져가고  있다는 점이 다를뿐이지요.(에피소드 하나하나는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런것들을 큰 흐름의 관점에서 본다면 호흡이 길어진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 역시 어린 아이들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쉽게 쉽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쉽고 보편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드라마가 꼭 나쁜 드라마라는건 아니지만 영화계가 이런저런 새로운 시도를 하며 세계유수의 영화제에서 인정받는 감독들과 작품들을 배출하고 있는 사이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현실은 한류로 촉발된 훈풍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하고 소재와 새로운 스토리의 부재로 인해서 오로지 한류스타만을 가지고 한철 장사만 하다가 제 살만 파먹은 꼴이 아닌가 해서 안타까움을 금할수가 없습니다.

물론 영화계도 침체기를 잠시 겪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외화들과 엎치락 뒤치락하는 뚝심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지요. 이건 결정적으로 영화 시나리오 작가와 감독들의 기획의 힘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관객들 역시 그런 새로운 시도를 잘 받아주고 있다고 보여지구요. 하지만 안방에서 TV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은 극장의 관객과는 다르게 드라마들의 새로운 시도를 별로 용납하지 않는듯 합니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쪽에선 소위 안전빵 위주로 제작하는 관행이 짙어집니다. 개중에 이런 저런 참신한 시도를 하는 제작진들과 작품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영화판과는 달리 그런 시도들이 무참히 무시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할수 있지요.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재미있는 드라마를 우리가 즐긴다는데 무슨 헛소리냐 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맞습니다. 틀린말은 아니지요. 하지만 이런 신데렐라,캔디류의 이야기만 계속해서 변주되고 고만고만한 소재와 스토리텔링만 고집하게 된다면 얼마지나지 않아 드라마라는 문화상품은 정말 우리들끼리만 즐기는 오락거리로만 전락할것입니다.

다양한 쟝르,다양한 소재,복합적이면서도 복층적인 이야기 구조,그러면서도 웃음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 좋은 일본과 미국드라마들의 장점을 잘 흡수하지 않으면 결국엔 이 나라에는 시시한 TV드라마들만 방영되는 나라가 될지도 모를일 입니다. 기왕 만드는 문화상품이라면 세계에 내놓고
팔릴만한 작품을 만드는것이 여러모로 좋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수출 루트 역시 동남아를 넘어서 유럽과 남미까지 다양화한다면 얼마나 좋은일이 될까요? 전 세계적으로 호평과 인기를 얻은 드라마는 '대장금'이 유일하다시피 합니다. 그 뒤를 잇는 드라마는 몇년째 찾아보기 힘든 형편입니다.

중간에 얘기가 다른곳으로 많이 빠져나갔네요.   드라마를 관통하는 스토리의 속성을 신데렐라류나 캔디류와 같은 어렵고 힘든일을 겪는 주인공이 자신의 천성과 노력 거기에 능력있는  배우자를 만나서 사랑하며 이겨낸다는 이야기 흐름을 놓치면 인기드라마가 될수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돈 많은 남자 혹은 여자를 등장시키고 그보다 경제능력이 못한 남,녀주인공을 내세워서 아슬아슬하게 얽히고 섥히고 아웅다웅하는 관계를 엮다가 결국 둘이 사랑을 하게되서 잘 살았다더라는 혹은 헤어졌다더라는 얘기만 약간씩 변주해주면 대한민국 드라마에서 욕먹고 쓰러질 가능성은 그만큼 적어진다는 것으로 요약할수 있습니다.


4.드라마의 주인공 성격은 대체로 밝고 긍정적이어야 합니다.
자꾸 미국드라마와 비교해서 죄송합니다만 '하우스'의 그레고리 하우스, '그레이 아나토미' 의 메러디스 그레이 '24'의 잭 바우어,'CSI'의 각 지역 반장들의 캐릭터와 걸어온 인생역정은 이보다더 험난할수 없다라고 한마디로 표현할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결코 이런 캐릭터들이 주인공이 될수가 없지요.(다만 아침드라마와 일일드라마의 막장 캐릭터는 제외합니다.) 왜냐하면 밝고 밝은 '캔디'류의 드라마가 사랑받는 판국에 이런 암울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울수 없기 때문입니다.물론 미국에서도 시트콤이라는 쟝르가 아주 많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프렌즈'의 조이같은 캐릭터도 여럿 있긴 합니다만 그건 시트콤이란 쟝르 특성상 나온 등장인물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케이블 드라마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중인 '막돼먹은 영애씨' 같은 경우를 보면 그래도 조그마한 희망을 옅볼수 있습니다만 그런 기운이 공중파까지 확장되려면 아직도 많이 멀었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의 정지오(현빈),'남자이야기'의 김신(박용하),'결혼 못하는 남자'의 조재희(지진희) 같은 경우 이 남자들이 처한 상황과 성격이 아주 밝거나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람과 삶과 세상에 대한 불만과 불안감이 많은 인물들인것이지요.

대작들이라고 해서 시청자들은 봐주지 않습니다. 블록버스터급 '에어시티'나 '로비스트','자명고'같은 드라마들 역시 너무 비장미를 연출하거나 과도하게 있는 척을 하는 바람에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당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심각하고 젠체하는 주인공들 보다는 우리나라 시청자들의 기호에는 '다이하드'의 주인공 존 맥클레인 처럼 총싸움도 격투에도 일가견이 있지만 더불어 떠벌떠벌 말도많고 유머를 겸비한 인물이 잘 맞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와 주인공의 분위기가 어둡고 무겁다는 느낌을 주게되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입니다.

ps 단 한편의 글로 우리나라 드라마 흥행공식을 모두다 짚는다는건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제글이 모두다 맞는 이야기도 아닐것입니다. 간혹 조금더 보충하고 싶은 부분도 많이 보입니다만
그렇게 하나하나 모든 이야기를 다 집어넣다보면 길이 너무 길어질것 같아서 본문은 이정도로
적을까 합니다.
----------------------------------------------------------------------------------
백수로 놀고 있는 김에 제가 즐겨보는 드라마와 연예프로그램에 관련한 포스팅을 자주 '발행'해 왔습니다.  이제 슬슬 백수생활을 접어야 할 것 같아서 예전보다는 그 포스팅의 양이 많이 줄것 같습니다. 너무나 부족한 글이지만 그래도 들러주시고 좋은 말씀들 해주셨던 이웃블로거들께 이점 양해해주십사 말씀을 드려야 할것 같네요.  아예 접는건 아니지만 평균 하루에 하나씩 포스팅하던 사람이 이제는 몇일에 하나씩 포스팅을 해야 한다고 하니 개인적으로 조금 서운하고 조금더 잘할걸이라는 아쉬움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