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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카우트-SK 브로드밴드 영화후기 1- 포장과 내용물과의 괴리감

나는 이 영화를 싸게 봤다. IPTV를 통해서였으니 그래도 100% 공짜라곤 할수 없을듯....SK 브로드밴드 내에서 제공되는 무료영화들을시청하고 나 나름대로의 영화평을 적으려 한다. 영상에 관련해서 생각하는 방법을,그것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을 조금더 발전시켜보고자 적어보는 습작같은 글이니 어설프고 '용렬(庸劣)할수도 있다... 읽으시는 분들의 이해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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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임창정의 이번 영화가 예전 브랜든 프레이저가 출연한  스카우터와 괴물투수와의 소동을 그린 영화와 비슷한 야구코미디 영화인줄 알았다. 출연 배우만 기억나고 영화 제목이 기억이 안나서 검색해 보니 우연찮게도 그 영화도 '스카우트' 였다.


   

브랜든의 영화는 차고 넘치지 않게 킬링타임용으로 즐기기 좋은 코미디 물이였던걸로 기억한다. 논란의 여지가 별로 없다.하지만 임창정의 '스카우트'는 포스터와 마케팅의 세일링 포인트인 코미디와는 다르게 심각한 얘기가 얽혀있다. 바로 5.18민주화 운동이 그것이다.

때는 시국이 뒤숭숭하던 1980년. 대부분의 많은 민초들은 전두환이 또 한명의 박정희로서 혼란스럽던 나라를 조용하고 잘살게할 사람이라고 여기며 민주화 운동하던 사람들을 사상이 불순한자들로 여기고 있었다.마침 연,고대를 연상케 하는 라이벌 대학의 한 회의실에서 체육부장이 대학의 고위인사들에게 문책을 당하고 있다. 야구팀이 라이벌 학교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결론은 당대 최고의 '초고교급 투수 선동렬'을 스카우트 하라는 것이었다.  우여곡절끝에 이 일을 맡은 체육부장의 부하직원 호창(임창정)은 5월 8일 동렬이 있는 광주로 향한다.

이때부터 호창은 여러대학으로부터의 시달림으로부터 몸을 숨긴 동렬을 찾기 위해 크고 작은 소동에 휘말리게 되고 그러다 10년전 대학시절의 연인이였던 세영과 자신으로부터 데드볼을 맞아 야구인생을 그만둬야 했던 라이벌 대학 스카우터와 마주치게 된다.아무런 영문도 모른채 일방적인 통고로 헤어짐을 당한 호창은 그녀가 반가우면서도 불편하다. 그녀는 예전 운동권에서 활동의 연장으로 광주에서  역시 시민운동을 하고 있다.뒤숭숭한 시기에 그녀가 하고 있는 일로 차후에 영화가 겪을 갈등의 종류는 관객들이 짐작할수 있었을 것이다. 의식있는 여자는 남자의 어리바리하면서도 생각없이 사는 모습이 얄밉다.

영화는 한없이 유쾌하지도,웃기지도 못하면서 왜 저 캐랙터가 존재해야 하는지 의문인 '사이비' 캐릭터까지 등장하며 영화의 몰입을 방해한다.이 영화는 예전의 남자의 실수로 헤어져야 했던 연인간의 뒤늦은 애틋함도 극대화시키지도, 웃음코드를 책임질 '서곤태'캐릭터도 명확히 살려놓지도 못했다. 5.18의 아픔을 잘 그린 영화 '화려한 휴가'의 슬픔과 비장미도 이 영화엔 존재하지 않는다.

관객들이 영화를 만나는 첫 관문인 영화 포스터의 분위기로는 이 영화는 웃음 하나에만 집중해서 극을 이끌어나가야 했다.재치있고 발랄하지 못했던 주인공이 없던 용기가 갑자기 생겨서 사랑했던 연인을 위해 경찰서를 습격하고 전경 방패위를 뛰어나가는 활극을 한번 펼친다고 해서 영화가 살아날거라 생각한 감독의 의도가 안이했다. 사랑과 시대아픔을 모두 그리기엔 영화의 여백은 너무 넓었고 따로 노는 듯한 캐릭터들을 쫓아가느라 짜증이 스멀거린다.

우린 집중할 수 있는 영화가 좋다. 영화 보는 만큼은 영화에 젖어들고 싶다. 그게 영화를 보는 이유이지 않을까?호창같은 밋밋하고 얌전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배우의 맘고생이 심했을것 같다. 자신이 잊고 있던 잘못을 깨닫고 세영을 향해 거리를 달리던 호창이의 씬이 그나마 영화에서 제일 빛나던  씬이였다.

임창정이 그만큼 고군분투했지만 배우의 노력만으론 영화가 살지 않는다.

돌이켜보자 우리나라 영화중에 주인공의 캐릭터가 '엉성하면서 밋밋하고 적극적이지도 못했는데' 좋은 영화로 평가 받은적 있는지 예술영화가 아니라면 주인공 캐릭터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향해서 끊임없이 달려가야 한다.그게 나쁜짓이든,좋은짓이든,멍청한 짓이든.....이도 저도 아닌,이러지도 저러지도 주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주인공을 보는 관객은....답답하다...

주제가 흐트러지니 한 씬  한 씬의 연기는 있을지 몰라도 그걸 모두 엮는 통일감이나 연속성이 부족했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다.
배우는 좋은 붓으로써 존재하지만 존재 차제만으론 글이 써지지 않는다.
누구의 손에 쥐어지느냐에 따라서 필체가 결정된다..사람마다 필체는 천차만별이기 마련이다.

     

PS)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임창정의 영화중에서 배우와 캐릭터의 동화율이 제일 높게 느껴졌던 영화는 '위대한 유산'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