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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티홀-여성의 로망스모델 신미래,공감모델 김삼순

'내 이름은 김삼순'은 뭐니뭐니 해도 2~30대 여성들의 공감의 힘이 절대적이였습니다.

물론 여러세대가 함께 즐길정도로 귀에 잘 들어오는 대사들과 재미있는 상황설정으로 엄청나게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그 중심엔 삼순이의 일과 사랑 그리고 뚱뚱한 몸에 대한 고민을 절절하게 공감해주며 절대적인 지지세력이 되어준 20대 중후반부터 30대 이상의 여성들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최근 종영된 '시티홀'은 정치와 사랑 이야기를 적절히 믹스시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지요. 이번에도 그 지지층 중심세력엔 여성들이 있었습니다만 예전 삼순이때처럼 여주인공에 대한 공감과 지지,몰입도가 컸다기 보다는 신미래와 조국이 펼쳐가는 그 로맨틱한 상황에 대한 몰입이 더 컸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비쥬얼적인 면으로 비교해보면 두 드라마 남자주인공인 조국과 현진헌이 누가 우위에 있다고 할수 없을만큼 멋진 외모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주시청자인 여자들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흔드는 대사와 이벤트성 사건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현진헌보다 조국이 훨씬 우위에 있다고 할수있습니다.

'시티홀'의 초중반인 1부~12부 사이에는 정치적인 현안에 대한 풍자와 비판이 극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던 반면에 신미래와 조국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펼치는 비율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 13부,14부 부터였습니다. 신미래와 조국이 주고받는 연애관련 명대사들(손발 오그라든다고 제가 비평했던)이 터지기 시작한것도 그쯤으로 기억합니다. 미래가 투정을 부리면 조국이 풀어주고,미래가 어려운일이 닥치면 조국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들이 보여집니다.

'내이름은 김삼순'에서의 삼순이는 현진헌의 미국에서의 행방불명(?)으로 인해 마음이 많이 다치긴 했지만 거기에 함몰되지 않고  진헌을 잊기 위해 선도 보고 잘 되지 않는 케익배달 사업으로 고민도 하면서 씩씩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 모습이지요.

삼순이와 진헌과의 관계안에서는 더 큰 권력이나 경제력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삼순이는 돈이 많기 때문에 진헌을 사랑한것이 아니였지요. 둘 사이의 관계는 여러모로 보나 동등한 입장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시청자가 보기에도 말이지요.

물론 '시티홀'의 신미래도 조국이 갖고 있는 천재적인 지성,권력,경제력 때문에 그를 사랑한것은 아닙니다만 결정적으로 신미래는 자신이 전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조국의 도움으로 시장으로서의 어려움을 하나씩 하나씩 해결해갑니다. 마치 키다리아저씨에게 도움받는 아가씨처럼 말이지요(물론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밤새서 관련서류를 모두 뒤지는 열정이나 자신의 시장직을 거는 행동에선 그녀 역시 엄청난 행동력과 추진력을 보여줍니다) . 여성 시청자들에겐 신미래가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 뒤에서 그녀를 돕는 조국의 모습에서 상상속의 키다리아저씨가 TV모니터 안에서나마 눈앞에 있음을 느끼게 되지 않았을까하는 예상을 하게됩니다.

재미있는 대사중 하나인 '미래 빽 따 주세요(사주세요)' 는 조국과 미래의 관계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삼순이가 현진헌에게 '돈지랄' 운운했던것과는 반대 양상이지요.

요약하면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는 작가와 감독이 김삼순과 현진헌의 남녀관계를  동등하게 묘사했다는 것이고,'시티홀'에선 남,녀의 관계묘사할때에 조국이 신미래보다는 조금더 전지전능한 면이 많아서 신미래를 은밀하게 돕는 캐릭터로 보여지게끔 표현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캐릭터의 적극성과 주체적인 성격을 놓고 보자면 신미래나 김삼순이나 누구에게도 뒤떨어지지 않을만큼 당차죠. 두 캐릭터가 가진 사랑스러움도 역시나 큰 차이점이 없습니다. 다만 그녀들의 연인인 두 남자의 성격과 연인을 대하는 언행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동등(김삼순과 현진헌)하게 느껴지게 표현되었느냐, 종속적(신미래와 조국)으로 느껴지게 표현되었느냐의 차이점이 있다고 할것입니다.

요즘같이 힘들고 복잡한 일들이 많은 현실세계속의 여성들에게는 아무래도 능력있고 자신도 모르게 자신을 감싸주는 큰 산같은 조국같은 인물을 지지하게 되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신미래는 한국 여성들의 부러움과 질투를 한몸에 받게되는 로망스모델이 된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참고로 배우 김선아가 연기한 최근의 영화,드라마속 캐릭터를 간략하게 정리해봤습니다.

위대한 유산(2003)의 미영
백조이긴 하지만 같은 처지인 백수 창식과의 관계는 동등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철든 걸로 치자면 창식보다는 훨씬 더 어른스럽다고 할수 있지요.

해피에로 크리스마스(2003) 허민경
근래에 김선아가 연기한 캐릭터중 가장 소극적인 캐릭터입니다.

황산벌(2003) 계백의 처
특별출연으로 짧은 분량이긴 하지만 배우 김선아의 연기사에 길이 남을 명연기가 펼쳐집니다.
죽음앞에서도 할말을 하는 여장부 역할입니다. 주체성이 가장 높은 캐릭터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S다이어리(2004)의 지니
이 영화에서 주인공 지니는 고등학교때부터 20대 중반까지의 모습이 보여집니다.남자에게 순종적인 초반의 모습은 후반으로  갈수록 못된 남자들에게 귀여운 복수를 하는 적극적인 캐릭터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잠복근무(2005)의 천재인
상부의 명령으로 고등학교로 잠복근무하는 여형사 천재인은 자의식과 남자와의 동등한 관계설정등 누구에게 떨어지지 않을만큼 적극적인 캐릭터입니다.

내이름은 김삼순(2005)의 김삼순
위 설명으로 대신합니다.

걸스카우트(2007)의 최미경
재테크를 하긴 하지만 언제나 마이너스인 최미경의 적극성은 이 영화를 움직이게 하는 최대의 원동력이 됩니다. 그녀가 떼인 곗돈을 찾기위해 운전하는 노란색 승합차가 달리는 거리만큼,망가지는 만큼의 열정이 그대로 그녀의 성격을 나타냅니다. 여기에선 그녀의 로맨스 장면은 아쉽지만 없습니다.

밤이면 밤마다(2008)의 허초희
도굴꾼 아버지에 대한 심리적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캐릭터라 기본적으로 좀 어두운 면이 많은 캐릭터입니다. 남자주인공 김범상과의 관계 역시 동등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시티홀(2009)의 신미래
위 설명으로 대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