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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결못남-독신남 조재희, 강아지에 무너지다.

조재희의 이웃인 유진의 반려견 상구가 냉정한 독신남 조재희를 무너트립니다.

자신의 집은 자신만의 성역이라는 관념이 머리에 박힌 완벽한 독신주의자 조재희.
어찌 얽히고 섥히다 보니 이웃집 유진과 재희의 집 사이엔 비상통로도 뚫려버리게 되는 일을 겪습니다. 이 통로가 뚫린다는 의미는 소통하기 싫어하는 조재희와 다른 사람들과의 본격적인 감정의 교류가 시작될것이라는 암시가 아니였나 예상을 했었는데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소통'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나오기 시작하네요.

유진이 급성충수염에 걸려서 어쩔수 없이 강아지(상구)를 맡게된 재희는 그 일이 너무나 귀찮고 짜증스럽게 여겨집니다. 말은 정없고 톡톡쏘는 조재희 하지만 그의 속마음은 내뱉는 말처럼 차갑지 않습니다. 단지 그는 자신의 영역과 취미생활을 지키고픈 외로운 수컷일 뿐이였던게지요. 이런 그였기에 처음에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온 상구를 경계하지만 이내 그 강아지의 사랑스러움과 영특함에 자신도 모르게 마음을 내주고 맙니다.

자신이 즐겨듣던 클래식 음악과 멜로 드라마를 같이 즐겨주는 상구가 재희는 너무나 기특하고 예뻐보입니다. 배수로 철창망을 재희의 훈련과 북돋움으로 상구가 뛰어넘었을때는 분명 재희의 얼굴에선 학교에서 1등하고 돌아온 아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기쁨과 대견함이 느껴졌습니다.

강아지 상구가 중간에 껴있으니 티격태격하던 항문외과 전문의 장문정과의 밀고 당기기도 훨씬더 소프트해졌습니다.상구가 재희의 집에서 모형장난감의 부속을 삼켜서 배탈이 났을때는 마치 어린아이가 아파서 병원에 데려온 부부의 모습 그것과 마찬가지였지요. 

장문정의 실수로 상구를 잃어버렸을 때 상구를 찾기위해 미친듯이 동네를 찾아헤매이다 재희는 문정의 가슴 아픈 과거-자신이 키우던 물고기와 화초가 다 죽어버린-를 듣게 되고 드라마 말미에는 결국 문정에게 어항과 어항관리비법 그리고 작은 물고기 한마리를 선물하기에 이르릅니다. 조재희라는 사람의 심성과 표현방식에 익숙해진 장문정은 틱틱거리고 빈정거리는 그의 말투에서 이제는 정(情)을 느끼게 됩니다.

상구가 가출했다가 무사히 돌아온 사실을 알게된 재희는 유진의 타박이 전혀 귀찮거나 기분 나쁘지 않습니다. 상구가 무사하다는 사실에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발로 상구와 즐겁게 장난을 치는 그에게 이미 변화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6회 방영에선 본격적인 재희와 문정의 밀고 당기는 심리전이 펼쳐질것같은 예고가 나갔습니다.

비록 덩치가 큰 대작은 아닐지라도 철저한 독신주의자인 한 남자가 조금씩 조금씩 무너져가는(실은 성장해 가는) 모습을 유쾌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 '결혼 못하는 남자'는 적어도 저한테만큼은 그 존재가치가 굉장히 높은 드라마가 될것 같습니다.  지진희와 엄정화를 비롯한 모든 출연자들은 충분히 자신들의 몫을 해나가며 극의 재미를 더하고 있는 중이지요.

오늘 방송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