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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트리플-흔들리다 지탄받는 배우 이정재, 감독 이윤정

자신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대로 컨트롤 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흔들리는 그 마음이 사람들에게 지탄받을 가능성이 큰 의붓남매간에 사랑의 시작이라면 그 당사자는
어떤 기분이 들까요?  그건 '트리플'이라는 드라마의 주인공인 신활(이정재)와 감독 이윤정 모두 시청자들한테도 대중들에게도  손쉽게 비난,비판할만한 건덕지를 제공했기때문에 어쩔수 없이 감내해야하고 넘어가야 할 감정들일것입니다.

신활(이정재)은 무던히도 이하루(민효린)의 마음을 밀쳐냅니다. 밀쳐내다 밀쳐내다 그도 하루에게
쏠리는 자신의 마음을 붙잡고자 옛 여인인 최수인(이하나)의 집에 들어가는 강수를 두게됩니다. 하지만 몸을 떨어트린다고 해서 한 번 움직인 마음은 쉬 제자리로 찾아오질 못하는듯 합니다.

자신에게 갑자기 입맞춤을 하는 동생 하루에게 불같이 화를 내면서도 집앞까지 하루의 남자친구인
지풍호가 바래다 주는 모습에는 묘한 질투심이 느껴지니 자신도 자신의 마음을 모를 지경이겠지요.
사람은 간혹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잘 가다듬지 못해 일을 그르치거나 주위의 비난을 받는 일이
생기곤 합니다. 분명 신활은 법적으로는 문제되지는 않지만 윤리적으로는 비난받을 사랑을 하려고
합니다.

이런 연기를 하는것은 배우에게도 큰 부담이 될겁니다. 흔들리지 말아야 될 냉정한 사람이 나이어린
여자의 사랑스러움에 흔들리는 연기는 결코 쉬운 연기가 아닙니다. 영화 '로리타'의 제레미 아이언스,
 '아메리칸 뷰티'의 케빈 스페이시,'레옹'의 쟝 르노가 그러했듯이 쉽지만은 않은 심리묘사를 감독과
 더불어 배우도 개연성있게 잘 풀어내야 관객들이 그나마 이해를 해주는 편이지요. 특히나 한국의 공중파 드라마에서 의붓남매의 사랑은 더욱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만 했을겁니다.

아마 '트리플'의 작가와 감독은 피한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 의붓남매의 사랑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겠지만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부터 드라마 외적인 악재로 인해 이 드라마에 미운털을 박아버린
시청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는데는 실패한듯 합니다.

일반 대중들은 이미 피겨스케이팅=김연아 라는 공식이 머리에 새겨진 후입니다. 그건 이 드라마
제작진들이 드라마를 기획하고 촬영에 들어갔을때부터 이미 확고한 진리나 마찬가지였겠죠? 아무리
좋은 뜻으로 피겨스케이팅을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했다 하더라도 대중들은 이 드라마를 김연아의
인기에 빌붙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어내려는 '못된' 드라마라는 딱지를 붙혀버린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김연아에 대한 좋은 느낌도,나쁜 느낌도 없기 때문에 김연아에 대한 패러디 광고까지
비난하는 '개념없는' 김연아 지능형 안티팬들의 행태에 의문을 제기하고 싶은 필자지만 주요소재 자체를 꼭 피겨스케이팅으로 해야만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논점에서 약간 벗어난 얘기이지만 왜 김연아는 신성불가침 지역처럼 패러디 소재로도 사용하면 안되는것일까요?  난 이런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김연아 감싸기는 김연아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질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김연아 자신은 한 여름밤의 귀신으로 광고에 등장하고 무한도전 멤버들을 몰래카메라로 속이는걸 즐겨하는 유쾌하고 활달한 아가씨인데 주위에서  오히려 너무 그녀를 신성시하며 떠받드는것은 결국 그녀를 심리적으로 압박할수 있는 요인이 될수도 있다고 봅니다. 대중들이 오히려 그녀를 편하게 생각하는 편이 그녀의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수 있지 않을까요?>

'태능선수촌'과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풋풋하고 에너지 넘치는 등장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청춘멜로
드라마의 좋은 전형을 만들었던 감독과 작가의 이 혹독한 실패를 개인적으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차라리 여자주인공의 스포츠종목을 '싱크로나이즈드'나 '리듬체조'로 했었다면 어땠을까요?

더불어

신활과 이하루의 관계를 애초에 의붓남매가 아닌 '커피프린스 1호점'의 최한결과 고은찬의 관계를 변형시킨 관계로 설정했다면 지금과 같은 비난은 피할수 있었으리라고 봅니다.

그랬다면 아마도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지금과 사뭇 달라졌을 터이겠죠. 이미 지나간 결과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해봤자 '죽은 자식 부랄 만지기'겠지만 난 한국 최초의 미니시리즈 드라마 여성감독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트리플'은 시청률과 비평에서 실패한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높은 작품입니다. 이윤정 감독은 이번 드라마를 이대로 잘 마무리하고 이번 작품에 대한 평가를 냉정하게 내려서 다음 작품에선 잃어버린 대중들의 공감을 다시 되찾을수 있는 작품을 만들길 바라봅니다. 이렇게 함몰되기엔 그녀가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남다른 '이윤정'만의 톡톡튀는 감각이 아깝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