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솔직히 용산에서의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의 정부수반이 탄핵될줄 알았다.
하지만 언제 그런일이 있었냐는듯 모두들 너무나 잘 살아가고 있다. 용산의 그 일은 이미 너무나
먼 과거의 일이 되버린것이다.
현실에서 애꿏은 목숨이 여섯이나 스러져갔는데도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렇게 잘 흘러간다.
현실에서 그렇게 기가막힌 일이 벌어졌는데도 애끓고 분이 넘치는 사람은 우리나라 인구수에 비교하면극소수에 불과했다. 그런데 기껏 하나의 드라마로 그렇게 굳어있는 사람들의,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자 한것은 어쩌면 오만이고 자가당착이였는지 모른다.
만두파동이 있었을때 우리는 모두 피해자임과 동시에 가해자이기도 했다. 정직하게 음식을 만드는 사람들마저 우리는 모두 외면했다. 언론과 인터넷의 힘을 등에 업고...언론에서 먹여주는데로 우린 받아먹고
그대로 소화시켰다.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그것들의 실체도 제대로 알지 못한채...그렇게 견실하고 올바르게 살아가던 작은 규모의 만두공장 사장들과 그 직원들을 우린 그렇게 밀쳐냈다.
'남자이야기'의 김신이 가짜휘발유인 물을 뒤집어 쓰고 분신한다고 라이터의 불을 켰을때 대부분의 우린 그것을 외면했다. 즐겁고 웃기는 드라마만을 찾았다.현실의 삶이 고단할테니 대부분의 리모컨 주인인 아줌마들은 '태봉씨'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변두리에 자기들끼리 오손도손 살고있는 빈민에게까지 자본논리와 개발논리로 그들의 삶의 터전을 불도져로 밀어버리는 모습을 드라마에서까지 볼필요가 없다고 느끼는지도 모른다. 전체인구 5000만명중
자격있는(?) 선민들 500만명을 위해선 나머지 4500만명의 삶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수 있다는 채도우는 지금 현실에서 누구를 대변하는 모습일까?
헌법 10조와 7조 1항을 읊조리며 채도우에게 시장으로서,공무원으로서 제대로 살고 싶다고 말하는 시장따위는 현실엔 내가 알기로 없다. 우린 당연한 말들과 상식적인 말하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무시한다.
명(B)도시를 관할하고 있는 경찰서 서장이 뱉었는 '화합과 질서 그리고 사상 운운'하는 대사들은 실제로 우리가 누구들에게서인가 끊임없이 들어왔던 말들이라 진부하기까지 했다. 누구를 위한 화합과 질서인가?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생존권을 지켜달라고 얘기하는것조차 사상을 의심하며 잡아가두기 일쑤이다. 힘없는 노인이 잡혀가고 철모르는 아이들까지 잡아간다.
그래도 우리는 외면한다.
현실에서건 드라마에서건...
이게 우리 수준이다.
현실에서의 대처 방식도,
드라마를 시청하는 방식도..
언제까지 웃고 떠들기만 할텐가...웃고 즐기는것? 그거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나 역시 주중,주말 예능 버라이어티 보고 배잡고 뒹굴거릴때가 많다...하지만 그래도 .....그런 와중에도 우리라는 공동체에게
닥친 무섭고도, 내 일이 될수도 있는 엄혹한 현실에 대해서도 조금은 짚고 넘어가면 안될까??
우리들이 웃고 즐기며 현실을 외면하는 사이에
저들은 저들의 속내를 하나하나 실천해가고 있다.
강에 콘크리트를 쳐바를거란다...
다음달이면 가스비가 오르고 그 다음은 전기료란다....
이게 그들이 말하는 공기업 선진화인거 같다...
없는 서민만 조지고 볶아서 옴짝 달싹 못하게 하는....
그 다음은 뭘까? 이젠 사뭇 기대감마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