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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무릎팍도사--거침없이 당당한 허구연,왠지 눈치보는 강호동

지지난주,지난주 무릎팍도사--이준기 편을 무척 인상깊고 재미있게 시청했다.

그에 이어 이번주 무릎팍도사에 고민상담을 하러온 이가 바로 MBC 야구해설위원 '허구연'씨다.
초장부터 터지기 시작한 거침없는 그의 입담에 건방진 도사 유세윤도 말없던 병풍 올밴도 추풍낙엽스러지듯 뒤로 벌렁벌렁 자빠졌다.

                          

                          
결국엔 올밴의 입에서 '지금까지 나온 게스트 중에 짱입니다' 라는 고백까지 튀어나오게 할정도로
허구연 위원의 입심,솔직함,당당함은 대단했다.

야구를 그렇게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편이지만 가끔 그의 야구 해설을 듣다보면 그가 왜 하일성 KBO 사무총장과 더불어 우리나라 최고의 야구해설가로 손꼽히는지 저절로 수긍이 간다. 한 수 앞, 두 수 앞을 내다보며 예상하는 해설들은 거의 대부분 적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무릎팍도사에서의 발언과 비슷한 발언들도 몇번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야구계 발전을 위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고언과 쓴소리하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던 그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그의
해설은 야구팬과 시청자들에게 시원함과 더불어 신뢰감을 동시에 선사한다고 할수 있다.

보통 비연예인이나 비방송인들이 무릎팍에 나오면 그들을 릴렉스하게 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강호동이 많은 역할을 하며 대화에 윤활유를 뿌리는 수고를 해야 했지만 허구연 위원에겐 그런
사전 작업은 별로 필요없는듯 했다.

강호동은 그저 화두를 던져놓기만 했다.그러면 나머지는 게스트인 허구연 위원이 모두 해결했다. 그것도 구수하면서도 재미있는 언변으로 말이다. 강호동의 오버스럽지만 활기찬 리액션도, 오래만에 말문터진 올밴도,여전히 깐죽거리며 건방진 유세윤도 모두 즐기며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잘 해냈다.

눈한번 깜빡이지 않고 낄낄거리다보니 다음주를 기약해야 한단다. 시간의 흐름을 거의 느끼지 못할만큼 어지간히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전부터 느껴왔었던 무릎팍도사팀의 지나친 몸사림이다. 어떤것이냐 하면  출연하는 게스트가 약간 강하다싶은 발언을 하게되면 지나치게 게스트의 단독 발언임을 반복해서 표현하는 강호동의 태도와 그걸 자막까지 넣어서 강조하는 제작진의 행동을 말한다.
 
무릎팍도사에 나오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홍보하려고 나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세간에서 해당 게스트에게 갖고 있는 선입견이나 오해를 풀려고 나오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사람으로서 쉽게 언급하기 어려운 얘기들을 풀어놓는 자리가 '무릎팍도사'라는 곳에 마련되는것이다.그리 쉽지만은 않은 자리에서 자신의 생각이나 소신을 밝히는 게스트들 앞에서 굳이 '게스트 단독 발언'임을 강호동과 제작진이 강조하는건 왠지 모르게 비겁하게 느껴진다.부담스러운 발언이라고 느껴진다면 차라리 게스트의 발언을 조용히 경청하고 가벼운 리액션만을 취해주는것이 어려운 얘기를 해준 게스트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시청률을 올리게끔 몸을 던진 게스트를
그 순간에 외토리로 만드는 모습은 그리 당당하고 의리있는 태도는 아닌듯 하다.

소나기 오는날 같이 우산을 쓰고 가다 갑자기 우산을 뺐는건 아닌지....
소나기를 같이 맞아줄 의향은 없었던건지....그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