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월,화요일은 '남자이야기'를 챙겨보고 수,목요일은 본방은 '시티홀' 녹방과 다시보기로 '그저바라보다가'(이하 그바보),'신데렐라맨'을 시청한다.
1년에 처음부터 끝가지 다 챙겨보는 드라마가 보통 서,너편정도인 나의 드라마 시청행태로 볼때 지금의 드라마 보기는 분명 오버페이스 임에 분명하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난 다음부터 생긴 버릇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보기 싫은 드라마는 때려죽여도 보지않는 성격이라 일종의 드라마 편식이라면 편식이랄수 있다. 하지만 요즘 수,목요일은 눈은 아프고 몸은 피곤해도 즐겁게 드라마들을 시청하는 날들이기도 하다.
물론 '시티홀'의 본방을 꼭 챙겨보는 이유가 나에겐 있다.하지만 나머지 두편도 빼먹을수는 없다.
4년전에 우연히 만난 '내이름은 김삼순'은 나의 드라마 시청 목록 중에서도 본인이 최고로 평가하는 작품이다 . 30대 노처녀 파티쉐의 일과 사랑을 담았던 그 작품은 드라마가 갖고 있는 중요한 세가지 축인 대본과 연출력 그리고 배우들의(특히 타이틀롤을 맡은 김선아)의 연기중 어느하나 나무랄데 없이 훌륭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나는 그작품에 빠져들어갔고 주인공인 김선아의 열렬한 팬이 됐다.
'내이름은 김삼순'을 시청하기 이전부터 이런저런 드라마나 영화들을 즐겨봐오던 편이긴 했지만 특정배우의 광팬이 된적은 한번도 없었던 30대 중반인 나에게 김선아의 팬이 된다는 건 참으로 이례적인 경험이였다.당시에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들중 유일하게 관람했던 영화는 '위대한 유산'이 전부였고 '예스터데이','S다이어리','잠복근무','해피 에로 크리스마스' 그리고 특별출연했던 '황산벌', 같은 영화들은 왠지 모르게 손이 안가는 작품군이였다.
'내이름은 김삼순'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유일한 이유는 '위대한 유산'에서의 김선아의 연기가 보통의 여배우에게서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독특하고 너무 웃겼기 때문이였다. 암튼 '내이름은 김삼순'을 본 이후로 그녀의 전작들을 모두 훓어보게 됐다. 그랬더니 '내이름은 김삼순'에서의 신들린듯한 연기력은 갑자기 생긴것이 아니라 그동안 그녀가 쌓아놓았던 필모그라피에서 뽑아져나왔던 액기스라는걸 알게됐다.
나도 그녀의 팬이 되기 이전엔 보통의 많은 사람들처럼, 연예인들은 운좋게 작품하나,노래 하나 잘 만나면 팔자가 피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말그대로 반짝스타가 아닌 진정한 스타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오랜기간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하고 대중들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노력들을 엄청나게 하고 있다는것을 알게됐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로 인해서 연예계와 연예인이라는 대상을 관심있게 보다보니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많이 씻겨 나가는것을 느끼게 됐다. 내가 아끼는 배우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자 다른 팬들이 좋아하는 배우나 연예인들을 보는 시선도 자연스레 부드러워지기도 했다.
연기자라는 직업은 화려함만을 보고뛰어들만큼 그리 녹록한 직업이 아니다. 내가 아닌 다른 객체인 드라마속 캐릭터를 대본과 시나리오만으로 파악하고 배우 자신의 몸으로 표현해내는 작업은 보통의 노력으론 쉽사리 완성되기 어렵다.
대중들은 배우나 가수들을 쉽게 동경하기도 하지만 반면에 사소한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게되면 너무나 쉽게 그들을 매도하고 짓밟는 일도 서슴치않는다.(물론 가끔은 비난 받아 마땅한 일들을 저지르는 연예인들도 있긴하다. 그런 사람들까지 옹호하는건 아니니 오해마시길...)
그런 이들에게 그 배우가 연기하는 촬영장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다. 한 씬을 찍을때도 얼마나 수많은 테이크를 가져가는지, 특히 감독이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거나 서투른 초보감독이라면 그 정도는 이루 말할수 없이 지겨운 반복의 연속이 된다는것을.... 원 샷,투 샷,클로즈업,바스트샷,풀 샷에 대사톤 안맞아서 다시 찍고,NG나서 다시찍다보면 간단해 보이는 장면들도 작업현장에선 몇시간씩 늘어지기 일쑤이다. 물론 스탭들도 같이 고생을 하지만 한 씬,한 씬 최선을 다하는 배우들은 그 에너지 소모가 엄청나다.
물론 시청자나 관객의 입장에선 공짜로 그들의 연기를 봐주는것이 아니기에 배우입장에서도 마냥 우는 소리만 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극장에선 관람료를 내야하고 드라마는 보기 싫은 광고를 봐주면서, 귀한 시간을 내어 작품을 본 관객이나 시청자는 그들의 연기를 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충분히 비판하고 비평할수 있다.
하지만
근거없는 비난이나 배우 개인의 신상적인 문제로 그들을 매도하고 폭언을 퍼붓는건 정말 꼴불견이다.물론 사람마다, 같은사람이나 사물을 대할때 생기는 느낌과 감정이 모두 일치할수 없는 노릇이다. 나에게 잘 대해주는 사람이 이유없이 싫을때도 있고 나에게 못되게 구는데도 이유없이 좋을때도 있는게 오묘한 사람의 감정이다. 연예인을 대하는 대중들도 마찬가지다.
보통의 대중들에겐 연예인은 모니터나 스크린속에서만 존재하는 존재이기 쉽다. 그렇기 때문인지 몰라도 그들을 자기와 같이 심장이 뛰고 붉은 피가 도는 존재라는걸 잠시 망각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듯하다.과격한 키보드워리어들은 너무나 쉽게 연예인들을 도마위에 올려놓고 인격적인 살인이나 폭언들도 서슴치 않는다. 연예인들은 죽여도 다시 살아나는 컴퓨터 게임의 주인공이 아닌데 말이다.
김아중과 윤아 얘기를 하려고 시작한 얘기가 참 장황하고 멀리도 돌아왔다. 지금 수,목극에 출연중인 김선아,김아중,윤아는 어쩔수 없는 라이벌 관계에 놓여있다. 그렇다고 김선아 팬인 내가 그녀들을 깎아내려야 하느냐 하면 그건 아니지 싶다. 배우 김선아가 나에게 소중하듯 김아중과 윤아를 좋아하는 팬들의 입장에선 그녀들만큼 소중한 존재는 없을것이라는걸 나는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개념있는 엄마들은 보통 이런 생각을 갖는다고 한다. '내아이가 소중하면 남의 아이도 소중하다'
마찬가지다. 내 스타가 소중하면 남의 스타도 소중한 법이다.
드라마나 영화도 어차피 많은 대중들이 즐겨야하는 문화상품이다. 그런 문화상품의 중심에 서는 많은 배우들의 연기적 자질이 높아진다면 문화 소비자인 대중에게는 그만큼 더 좋은 일이 아닐수 없다.
우리는 배우들의 약간 모자라는 부분이 보이면 그 점을 놓치지 않고 비판하기 바쁘다. 좋은 점도 분명 있을 터인데 그런 점은 잘 쳐다보지 않는다. 어떤 일을 잘 못하는 아이들에게 못한다고 심하게 타박하면 주눅이 들어서 더 못하게 된다.잘못하면 마음을 다쳐 심성마저 비뚤어질수도 있다. 단점에 대해선 짧고 간결하게 지적하고 장점은 더욱더 부각될수 있게 칭찬을 해준다면 그녀들은 더 좋은 모습과 연기력으로 우리들을 기쁘게 해줄 것이다.
이상적인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남이 죽어야 내가 사는 제로섬 게임을 배우들에게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비록 시청률을 놓고 경쟁하다 보면 희비가 갈리긴 하지만 김아중과 윤아는 지금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자신이 맡은 한지수와 서유진을 훌륭히 잘 소화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각각의 작품에 대한 호불호와 그 시청권은 개인의 선택이니 누가 뭐라고 간섭하기도 힘들고 간섭해서도 안된다. 하지만 그 작품의 성패의 책임을 배우 한,두명에게 전가시키는듯한 일부의 비평들은 내 개인적으론 수용하기가 힘들다.
작품의 질은 배우의 연기도 중요하지만 감독과 작가의 역량도 크게 좌우한다고 본다. 하지만 확실한건 '신데렐라 맨'이나 '그저바라보다가' 는 뮤직비디오 같았던 모 드라마나 소위 막장 드라마들로 불리는 드라마들보다 극적인 구성이나 배우들의 연기는 훨씬 더 훌륭하다는 점이다.
어쨌든 당분간 수,목요일은
1~4부때의 요란하고 오버스러웠던 점들이 5부부터 차분해지면서 배우들의
연기력도 더 돋보이기 시작한 '시티홀',
발음 논란이 있었지만 꽤 괜찮은 연기력을 보여주는 권상우와 본격적인 4각관계를
보여주기 시작한 '신데렐라 맨',
조금은 답답하지만 순수한 남자의 전형을 보여주는 황정민과 깨소금같은 조연들의
연기가 돋보이는 '그저 바라보다가'
를 보는 재미가 쏠쏠할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