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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고현정이 연기를 못한다? 캐릭터와 극흐름 분석은 하셨나요?

'선덕여왕'의 고현정은 김미숙에게 배워라!
라는 포스팅을 보고 내 반론을  개진해본다.

위에 읽었던 포스팅의 내용을 내 나름대로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은듯 하다. (글쓴이가 아니라고 지적해주신다면 다시한번 재고해보겠다.)

1.고현정의 연기는 김미숙에 비해 지적할 부분이 많다.
2.미실에게 집중된 포커스가 최근엔 덕만에게 옮겨가는 중이다.
3.김미숙은 눈빛부터 악녀이고 다른 배우들과 앙상블을 잘 이룬다.
4.그러나 고현정의 연기는 상대방과 앙상블을 이루지 못한다.이번뿐만 아니라 다른 전작에서도 그랬다. 그래서 김미숙에게 배워야한다.
5.김미숙의 악역 연기가 빛났던 전작은 '세븐데이즈'였다.
6.'선덕여왕'의 고현정의 연기는 훌륭하다.하지만 다른 배우들과 앙상블을 못이룬다. 왜냐하면 그녀의 연기는 '받들어 모셔졌기'때문이다
7.고현정은 영리하다.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있다.

해당 포스팅을 윗글처럼 일곱개로 요약한걸 다시  세줄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고현정의 연기는 훌륭하다.
하지만 그녀의 연기는 상대배우와의 앙상블을 못맞추고 있고 악녀역할로는 상당히 부족하다.
김미숙과 비교해볼때 김미숙의 연기를 고현정이 배워야한다.

1번에 대한 의견: 김미숙의 현대극과 고현정의 사극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고 있다. 이런 비교가 합당할까?  차라리 예전 사극에서의 요부들인 장희빈 역을 맡았던 김혜수나 전인화, 정선경 이나 여인천하의 강수연,전인화,도지원 등과 비교를 해야 하는것이 더 타당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악역은 아니지만 여걸이라는 점에서 천추태후의 채시라와 비교를 한다면 그나마 나을것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솔직히 누구와 누구의 연기력을 상대적으로 비교한다는것 자체가 그다지 권해주고 싶지 않은 일이다. 신인의 연기자가 아닌 나름 일정이상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비교한다는것 자체가 논란의 여지가 많을 테니까 말이다.)

물론 김미숙의 연기는 탁월하다. 흠잡을데없는 명품이다.나이어린 배우들이나 경험없는 배우들에겐 충분히 롤모델로서 제시할만한 연기력이다. 하지만 그녀에 비해 고현정의 연기가 못하다고 할만한 점은 확실히 부각되어보이진 않는다.

2번에 대한 의견: 미실에게 초반 포커스가 집중된건 후에 덕만의 등장을 더욱 극적으로 나타내기 위한 시간적 배열일 뿐이란 생각이 든다. 상당부분을 사전 제작으로  촬영을 마친 대하 드라마를 미실에게 포커스가 집중되는 부분을 지적한 몇몇 네티들때문에 덕만에게로 다시 포커스를 맞춘다? 선덕여왕이 만약 16부작 정도의 미니시리즈라면 가능한 얘기이겠지만 말그대로 어불성설이다. 아마 예상키로 '선덕여왕'의 상당부분 라인업은 이미 편집이 끝난상태로 방영을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3번에 대한 의견: 이부분에 대해선 이견은 없다.

4번에 대한 의견: 고현정이 연기하고 있는 미실은 타협 할줄 모른다. 자신의 지략과 남자못지 않은 배포로 상대가 누구든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야망을 이룰 인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신이 원하는 것은 어떻게 해서든 얻고야 마는 인물이다.

신녀 서리(송옥숙)는 이런 미실에게 "황후가 아니라도 모든 것을 다 가졌는데 왜 그래 황후에 집착하냐"고 묻는다, 미실은 "모든 것을 다 가졌는데도 황후가 아닌 것이 싫어서요"

이 대사 하나로 미실이 어떤 인물이며 앞으로 드라마가 어떻게 진행되어질지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가 이러할진대 상대 배우와의 앙상블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행하는건 미실이란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미실을 연기하고 있는 고현정은 일부러 상대배우들의 호흡을 길게 맞출 필요가 없기에 그렇게 연기하는것이다. 미실의 명령은 언제나 단호하고 명료하다. 현재의 '선덕여왕' 캐릭터들중에서 누가 미실의 면전앞에서 그녀의 명령에 반항을 하고 적대적인 의사표현을 할수 있을까? 글쓴이의 표현대로 상대 캐릭터는 미실앞에서 주눅들고 '짓뭉개지는게' 맞는 리액션이다.

고현정의 상대배우와의 앙상블을 못맞춘다는 의견도 그닥 손을 들어주고 싶지 않은 의견이다. '히트'에서도,'여우야 뭐하니'에서도 그녀와 상대 남자배우와의 앙상블은 그닥 흠잡을데가 없다. 더불어 그녀의 영화 '해변의 여인'과 '잘알지도 못하면서'에서의 그녀와 상대배우들과의 연기 호흡은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을만큼 훌륭했다.

        스틸이미지               포스터

5번에 대한 의견:
이것도 이견이 없다.

6번에 대한 의견: 고현정의 연기가 훌륭하다는건지 아닌지 알수가 없다.상대배우와의 앙상블을 못하는 연기를 훌륭하다고 평가하는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 얘기다. 세상에 그런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어디있단 말인가? '연기는 잘한다 다만 상대배우와 호흡을 못맞춘다?' 말이 되는 얘기인가?

자신의 뜻과 맞는다면 거의 노개런티로 영화 두편에 출연할정도의 마인드를 가진 여배우에게 '받들여모셔진'연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는것은 좀 넌센스 아닐까?

상대배우와의 연기호흡에 관한 의견은 '4번에 대한 의견'으로 대신한다.

7번에 대한 의견: 이것도 이견이 없다.



사족: 일정 이상의 경력을 가진 배우들을 서로 직접적으로 비교하며 한 쪽 상대가 또 다른 대상에게 배워야 하느니 하는 지적은 별로 온당치 않아 보이고 해당 배우에겐 실례의 일일듯 하다.  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을 접하면 접할수록 작품의 질은 배우보다는 그걸 만드는 작가나 제작진의 역할이 더 크다는 생각이 더  확고하게 들어간다.

특히 어느정도의 필모그라피를 가진 왠만한 배우들은 자신이 할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를 펼치는게 보통이다.연출진에서 그 연기를 어떻게 화면에 담고 어떤 배경음악을 입혀서 어떻게 후반작업을 하느냐에 따라서 작품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공산이 크다.

영화 '스카우트'의 임창정이,'슈퍼맨이였던 사나이'에서의 황정민이,'걸스카우트'에서의 김선아가 연기력이 부족해서 영화가 흥행을 못했거나 좋은 평가를 받지못한것은 아니다. 그 훌륭한 붓(배우들)을 제대로 활용못하고 졸필을 써내려간  연출진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할수있다.

영화는 '감독놀음'이고 드라마는 '작가놀음'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것이 아닐것이다.  물론 작품을 고르는것도 배우의 능력중 중요한 덕목이라고 지적한다면 어쩔수 없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고현정은 김미숙의 연기를 따라해서도 안되고 배울 필요성도 없을듯 하다'는게 내 의견이다.